게실염(Diverticulitis)이란?
배 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염증의 경고 신호
1. 게실염, 이름은 생소하지만 흔한 질환
게실염(Diverticulitis)은 주로 **대장(특히 결장)**에 생기는 질환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장벽이 약해지고, 점막이 바깥으로 주머니처럼 튀어나오는 현상을 **‘게실(Diverticula)’**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의 게실은 무증상이지만, 여기에 **염증이나 감염이 생기면 '게실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게실은 40대 이후에 점점 흔해지며, 60세 이상 성인의 약 절반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매우 일반적인 상태입니다. 그러나 모든 게실이 염증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며, **약 10~25%**만이 게실염으로 진행됩니다.
2. 증상: 단순 복통일까? 아니면 게실염의 신호?
게실염은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도 하고, 만성적인 복통으로 시작되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왼쪽 아랫배의 복통 (가장 흔함)
- 복부 팽만감 및 더부룩한 느낌
- 변비 또는 설사
- 발열과 오한
- 소화불량 또는 구역감
- 소량의 혈변 (경우에 따라)
초기 증상만으로는 일반적인 복통이나 장염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2~3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의료진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왜 생길까? 게실염의 주요 원인
게실염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아래는 가장 흔한 원인들입니다:
🔸 1) 섬유질 부족
-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변이 딱딱해지고 장의 압력이 높아져 게실이 잘 생깁니다.
-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 고지방 식단 위주일 경우 더 높은 위험.
🔸 2) 장내 미생물 불균형
- 장내 유익균이 줄고 해로운 균이 많아지면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3) 장의 운동성 감소
- 운동 부족, 수분 섭취 부족, 장이 느려지는 식습관이 장 기능 저하를 유발합니다.
🔸 4) 장내 압력 증가
- 배변 시 힘을 너무 많이 주거나 변비가 지속될 경우 장벽이 압력을 못 견디고 게실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4. 진단은 어떻게?
게실염은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 복부 촉진, 혈액검사, CT 촬영 등을 통해 진단됩니다. 특히 복부 CT는 게실염의 정확한 위치와 염증의 정도, 혹은 농양이나 천공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검사입니다.
필요에 따라 내시경(대장내시경)은 급성기 이후에 시행합니다. 급성기에는 장이 부어있어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은 증상이 가라앉은 뒤, 원인을 확인하거나 재발 방지를 위해 시행합니다.
5. 게실염, 어떻게 관리할까?
게실염의 치료는 염증의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 가벼운 경우 (비합병성 게실염)
- 경구 항생제 복용
- 저잔사식(섬유질 거의 없는 음식) 위주 식사
- 수분 섭취 증가
- 배변 활동 완화 및 휴식
📌 이 경우 입원하지 않고 외래 진료만으로도 회복 가능합니다.
🔴 심한 경우 (합병성 게실염)
- 염증이 퍼지거나 농양, 천공이 생기면 입원 치료, 금식, 정맥 항생제가 필요합니다.
- 경우에 따라 배액 시술이나 수술적 절제까지 고려될 수 있습니다.
6. 게실염 예방법: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습관
게실염은 한 번 발생하면 재발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예방법 | 설명 |
섬유질 섭취 늘리기 | 하루 25~30g 이상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 식단 유지 |
수분 충분히 마시기 | 하루 1.5L 이상 물 섭취 |
규칙적인 운동 | 장운동 자극에 도움. 빠르게 걷기 30분 이상 권장 |
변비 예방 | 무리한 힘주기 피하고, 배변 습관 바로잡기 |
정기적인 검진 | 50세 이후에는 대장 건강을 위한 검진 필수 |
7. 게실염과 식사: 먹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
게실염의 급성기에는 장을 쉬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초기에는 금식 또는 맑은 유동식으로 시작해, 증상이 좋아지면 부드러운 저잔사식으로 진행합니다.
✅ 도움이 되는 음식
- 맑은 수프, 미음
- 바나나, 잘 익은 과일
- 백미죽, 삶은 감자
- 삶은 채소(섬유질 적은 것부터 시작)
❌ 피해야 할 음식
- 견과류, 씨 있는 과일(딸기, 참외 등)
- 팝콘
- 튀긴 음식, 기름진 고기
- 카페인, 알코올
※ 예전에는 씨앗류가 게실염을 유발한다고 여겼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급성기에는 장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Q&A)
Q. 게실염은 완치되나요?
A. 대부분 초기 관리만 잘하면 자연 치유됩니다. 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생활습관 개선은 필수입니다.
Q. 장내시경은 언제 하나요?
A. 급성기가 지나고 6~8주 후에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다른 질환(대장암 등)과의 감별을 위한 검사이기도 합니다.
Q. 게실염이 반복되면 수술해야 하나요?
A. 잦은 재발이나 합병증이 생긴 경우, **수술(게실 부위 절제)**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보존적 치료와 식이 관리로 조절됩니다.
마무리: 소화 건강의 시작은 ‘배 속의 신호’를 듣는 것
게실염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조기에 알아차리고 관리하면 큰 문제 없이 회복이 가능합니다. 특히 평소 식이습관과 배변 습관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복통이 반복되거나 특정 부위에 자주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넘기지 말고 한 번쯤 점검해보세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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