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오늘이 네 인생의 마지막 날인 듯 살아라
Marcus Aurelius – Live Each Day as If It Were Your Last
우리는 늘 내일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갑니다. "조만간 가족에게 고맙다고 말해야지", "언젠가 배우고 싶은 걸 시작해야지" 같은 다짐은 많지만, 정작 그 '언젠가'는 자주 오지 않습니다.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121~180)는 이런 우리에게 뼈아픈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오늘이 네 인생의 마지막 날인 듯 살아라.” 이 말은 죽음을 두려워하라는 협박이 아니라, 삶을 사랑하고 현재를 놓치지 말라는 다정한 당부입니다.
1. 마지막 날처럼 산다는 것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상상하면,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에 매달리기보다 먼저 용서를 건네고, 미뤄둔 일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시작하며, 소중한 사람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습니다. 아우렐리우스가 말한 ‘마지막’은 두려움이 아니라 집중을 뜻합니다. 남에게 휘둘리는 감정과 헛된 욕망을 내려놓고, 오직 지금에 몰입하는 삶. 그것이 곧 철학적 태도이자 인간다운 용기입니다.
2. 불안한 제국 속에서 탄생한 지혜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황제였지만, 화려한 권력보다 매일의 성찰을 더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의 시대는 전쟁과 역병이 끊이지 않았고, 그는 늘 죽음과 불확실성 속에 있었습니다. 황제라는 권력도 그에게 안정감을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혼란 속에서도 ‘현재’에 집중하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살아야 한다는 그의 말은, 그저 멋진 명언이 아니라 생존의 철학이자 매일을 살아내기 위한 고백이었습니다.
3. 스토아 철학과 죽음의 성찰
이 말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 원리와 연결됩니다. 스토아인들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죽음을 의식할 때 삶이 더욱 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개념은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입니다. 주어진 오늘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태도지요. 아우렐리우스의 말은 이 두 정신이 합쳐진 실천적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4. 죽음을 기억할 때 삶은 선명해진다
죽음을 의식하면 오히려 삶은 더 뚜렷해집니다. 내일이 당연히 올 거라 믿을 때 우리는 미루고 소홀히 대하지만, 마지막 날이라면 사랑과 감사, 도전과 용기가 먼저 떠오릅니다. 현대 심리학도 같은 사실을 보여줍니다. ‘죽음 인식 효과(Terror Management Theory)’ 연구에 따르면, 죽음을 떠올릴 때 사람들은 오히려 삶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기고, 자기다운 선택을 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결국 아우렐리우스의 지혜는 과학적으로도 뒷받침되는 셈입니다.
5. 현대 사회에서 잊혀진 오늘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자극과 정보 속에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알림에 시선을 빼앗기고, SNS 속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다 정작 내 일상은 놓칩니다. 퇴근 후 가족과 나누는 짧은 대화조차 흘려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는 늘 ‘나중에 잘해줘야지’, ‘다음에 시간을 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그 나중은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우렐리우스의 말은 오히려 지금 시대에 더 절실합니다.
6. 다른 철학자들의 목소리
아우렐리우스와 같은 스토아 철학자들도 같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세네카는 “우리는 짧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짧게 만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시간 낭비와 미루기를 가장 큰 낭비라고 보았습니다. 에픽테토스 역시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오히려 삶을 허비하는 것을 두려워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고대 철학자들의 지혜는 공통된 메시지를 전합니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오늘을 허비하는 것이 두려운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7. 오늘을 마지막처럼 사는 작은 방법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마지막 날처럼 하루를 살아낼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실천적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아침 루틴: 오늘 반드시 하고 싶은 일 하나를 적어보세요. 큰일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친구에게 안부 묻기’, ‘책 10쪽 읽기’ 같은 작은 목표가 오늘의 방향을 만들어줍니다.
- 낮 루틴: 불평을 줄이는 연습을 해보세요. 하루에 불필요한 불평을 세 번 줄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 저녁 루틴: 감사 일기를 세 줄이라도 적어보세요. 오늘의 마지막이 감사로 끝난다면 내일을 더 단단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 잠들기 전 질문: 오늘이 마지막이었다면, 아쉬운 것은 무엇이었는지 기록해 보세요. 그것이 내일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됩니다.
8. 오늘을 충실히 산다는 것의 선물
오늘을 마지막처럼 사는 것은 삶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풍요롭게 만드는 태도입니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기에 오늘은 더욱 빛납니다. 오늘을 마지막처럼 산다면, 하루가 특별해지고, 관계는 따뜻해지며, 하고 싶은 일에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아우렐리우스가 강조한 이 지혜는 결국 죽음을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두 배로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작은 에피소드
한 직장인은 늘 “언젠가 여행을 가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먼 여행이 어려워졌을 때, 그는 깊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후 그는 가까운 공원 산책, 부모님과의 저녁 식사도 여행처럼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그의 하루는 훨씬 충만해졌습니다. 또 다른 젊은이는 부모님께 “언젠가 효도해야지”라고 미뤘지만, 병으로 부모님을 잃고 큰 후회를 남겼습니다. 그 경험은 그에게 매일을 놓치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짧은 은유로 본 삶
오늘은 아직 쓰이지 않은 빈 종이와 같습니다. 어제의 후회나 내일의 불안으로 그 종이를 얼룩지게 만들 수도 있고, 지금 이 순간의 사랑과 감사로 가득 채울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날처럼 산다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하루라는 빈 종이에 가장 진실한 나를 남기는 일입니다.
생각해볼 질문
-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라면, 나는 누구에게 가장 먼저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가?
- 지금 내가 미루고 있는 일 가운데, 오늘 꼭 시작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내 하루 루틴에서 빼야 할 불필요한 습관은 무엇인가?